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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hough this may seem a paradox, all exact science is dominated by the idea of approximation. When a man tells you that he knows the exact truth about anything, you are safe in inferring that he is an inexact man. - Russell, Bert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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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1 House, M.D. and New Year's Resolutions

House, M.D. and New Year's Resolutions

2010/01/01 23:47 | Posted by Econoim
미국드라마 하우스에 빠져있는 중이다. 항상 3-4번 이상의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환자가 죽을 것 같을 때서야 원인을 발견해낸다. 매번 같은 구도인 것 같지만 지겨울 틈이 없다. 하우스의 판단력, 관찰력, 리더십, 진단이나 자기 주변의 사물들에 대한 집착이나 오타쿠적 기질까지 너무 사랑스럽다. 시간이 없을 때는 2배속 쯤으로 해서 며칠 내에 몇 시즌의 드라마들을 끝내버리는 성격이지만, 이건 재생속도를 빠르게 하지 않고, 그냥 꾸준히 보고 있다.

지금 3시즌 초반을 달리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사랑스러운 에피 세 개를 메모해 놓는다. 하나는 리더십에 관한 거고,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거고, 다른 하나는 진단학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다 새해에 좀 더 나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모습들이라 제목에 New Year's Resolutions를 포함시켰다.

1시즌 9 에피소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포어맨에게 하우스가 결정했냐고 물어보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정확히는 포어맨과 하우스의 대화인데 하우스의 대사만 대강 옮겨적었다. 때문에 문맥상 좀 어색할 수 있음).

"나는 자네에 대한 견해가 바뀔 수 있지만, 자네는 자네 자신에 대한 견해가 바뀌면 안되네. 나는 자네가 실수하면 책임지고 해명할 기회를 주지. 용서? 그 사람은 용서를 할 사람이 아니야. 자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했지, 용서했다고 하지 않았네. 근데 그럼 그건 자네 잘못이 되는 거야. 기회를 잡아서 멋진 일을 했어. 비록 틀렸어도 여전히 훌륭한 일이야. 훌륭한 일을 했으면, 당연히 자부심을 가져야지. 틀린 판단을 했으면 기분이 더러워야 하는 거고. 그 양반은 자네가 할 일은 한다고 여기고 되는 대로 놔두지. 내게는 내가 하는 일과 자네가 하는 일이 모두 중요해. 그 친구가 밤에 잠은 더 편하게 자겠지. 그러면 안되는데."

내게 나의 일과 남의 일이 동시에 중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리더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리더라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 리더가 위치가 아니더라도,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만큼은 나도 그렇게 소중한 위치의 사람이 되고 싶다. 이거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하나의 새해 결심이다. 하우스와 같은 선택을,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아니지만,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주기가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 심지어 성격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기하기 쉽상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남을 걱정해주는 척 하면서, '그래'라고 대답하면서, 혹은 위로해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곳에서 단지 말 한마디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가식쟁이들 같으니라구. 

밤에 같이 새우잠을 자야한다는 뜻이 아니다. 해결해주지도 못하면서 옆에서 진심으로 걱정만 해주는 사람들도 고맙기는 해도 별로 감동스럽지도 않다. 물론 해결을 위해 발벗고 노력해줘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혼자 버려두지 말라는 것이다. 그건 니 일이니 내가 도무지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네. 이런 식으로 던져놓지 말라는 것이다. 프랭클린 플래너에서 본 말이 생각난다. 친구가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물어보며 괴롭히지 말라. 해야 할 적절한 일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행하라(에드가 왓슨 하우). 더 좋은 표현을 못찾겠지만, 예증이 너무 풍부하다. J교수님, L팀장님, 작년에 만났던 J선생님(오늘 문자는 완전 감동이었다. 새해 첫날부터 선생님께 감사해야 하는 것과 리더십에 대해 또 배웠다.), 우리팀, 그리고 다른팀사람들, 그리고 많은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존경하는 K군.

3시즌 4에피소드

"아스퍼거증후군은 자폐증의 가볍고 드문 형태이다. 친구를 사귀고 동료와 노는데 어려움을 겪고, 전통적인 사회규범을 받아들이는데 힘들어하는 것이 이 병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리고 환경이나 일과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싫어한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시겠죠? 하우스선생님이 이 환자를 왜 맡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부모를 믿어서? 어린 남자애를 돕고 싶어서? 이 아이에게서 자기 자신을 보는 거에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도우려고 하는거죠. 단순히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정말 필요해서 하는거죠."

카펫을 바꾸어달라고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하우스를 돕기 위해 윌슨 박사가 커디 원장에게 말하는 내용을, 역시 대화이지만 한 사람의 대화로 수정한 내용이다. 하우스는 아스퍼거증후군은 아니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하우스는 그 아이의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마취를 당하려고(?) 하지 않는 아이에게 직접 마취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부모들도 아이는 의사가 원하는 것을 아이는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하우스는 아이를 믿는다. 아이는 항상 자기가 보이는 것을 말하고 또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준다(물론 의사여서지만). 다 나아서 퇴원하는 아이는 하우스와 처음으로 눈을 맞추고, 자기에게는 목숨보다 소중한 게임기를 선물해준다. 한번도 선물을 받아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전혀 못받을 줄 알았던 하우스에게 말이다!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 이상하다라고 얘기할 때 완전히 이상한 것을 1로 놓는다면-특히 생각이나 표현의 방식에서 이상한 것-, 이 세상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7/13만큼 이상할 거라고(모든 단계를 정수로 나누려면 분모는 소수여야 한다). 그리니까 평균보다는 조금 더 이상하다고 다들 생각하고 살거라고. 그리고 또 평균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8/13만큼 이상할거라고. 그런 식으로 약간은 오른쪽으로 치우친 정규분포를 그리다보면 내가 속한 곳도 있을거라고. 그 사람들은 교집합을 잘 그리지 않는다. 평균에 가까운 사람들이야 의사소통의 방식이 비슷하니까 상관없겠지만, 1에 가까워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욱 많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늘 그래왔듯 서로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끊임없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기 쉽상이다. 빅뱅이론의 쉘든처럼 말이다. 올해는 좀 더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1시즌 21 에피소드

이 이야기는 하우스가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면서 시작한다. 한 환자가 도착했는데, 다리가 아프다. 온갖 증상과 증상의 원인들에 대해 토론을 하고 언제 어떻게 죽거나 불구가 되거나 할 지 모르는 제약상황에서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만 할 때, 어떤 식으로 옵션을 제거해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온 능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의사들의 이야기이자, 하우스 자기자신이 다리를 절게 된 사연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하우스 주인공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고, 특히 이 이야기가 사랑스러웠던 이유는 의학에서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이야기가 그렇지만, 이건 특히나 그 과정을 배우는 학생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모든 증상과 원인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너무 잘 드러나있어서 그렇다. 사실 하우스가 칠판에 symptoms causes 라고 적고 메모할 때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ㅜ.ㅜ

종종 블로그에도 쓴 것 같지만, 의학과 경제학은 정말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많은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들을 가지고, 증상과 원인을 발견해내고 해결을 위한 선택을 해야만하는. (지금 생각해보니 많은 사회과학이 그런 것 같지만, 그래도 선택을 강요받는 학문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다음은 정확한 문장은 아닐 지 모르지만, 전주성교수님이 모 신문의 칼럼에 쓰신 말인데, '하나의 정책목표에는 여러가지 수단이 있을 수 있고, 하나의 정책수단에는 여러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더 겸손하고, 실력있는 경제학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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