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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hough this may seem a paradox, all exact science is dominated by the idea of approximation. When a man tells you that he knows the exact truth about anything, you are safe in inferring that he is an inexact man. - Russell, Bert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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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6 책 소비하기

책 소비하기

2008/02/26 09:06 | Posted by Econoim

소비를 목적으로 읽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작 1주일 정도도 기억에 남지 않기도 하거니와, 읽을 때 조차도 그렇게 좋은 줄 모르겠다는 점 때문인 듯. 그냥 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재미로 보는 것 같다.(하루에 한권 거뜬히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 그래서 그런가 소설 조차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삭막해지는 느낌이 들었는지, 최근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그랬는지, 나 자신에 대해서도... 누군가의 카운슬링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것도 절대 좋아하지 않고... 만나고 헤어짐에 대한 원인들(그 기분의 배경들), 서로 내뱉은 말들의 느낌에 대한 근원 등등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싶어서 이런 저런 책들을 집어들었다. 결과는 약간 만족스러운 편.

그래도 본 지 다 일주일이 지나가는 책들이라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너 외롭구나/김형태 지음/예담/2004

아주 예전에 듀게에서 추천되었던 책이다. 제목이 너무나 와닿아서(?) 메모해 두었다가 이제서야 사서 봤다. 뭔가 내 맘을 알아주는 단 한 명이 내 등에 손을 가만히 얹고 얘기해주는 듯한 제목. 여기서 외롭다는 건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고 손을 어디에 내밀어야 할 지 모르는 백수들의 외침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진로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더 정확히 말하면 백수(와 그 비스무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인듯. 그리고 무지 직설적인 되물음과 화법들로 끊임없이 혼내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게 진심으로 와닿는 듯 하여, 진실로 와닿는 듯 하여 전혀 기분나쁘지 않고 감사하게 되는 책...사실 주제는 단 하나다. 이태백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꿈꾸고 계획세워서 할 수 있는데, 단지 너가 하려는 노력이 두렵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지 말아라 라는 것.. 사실 요즘 유학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정말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내가 해야할 노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얼마나 편안해지던지. 막연히 난 못할거야 처럼 허공에 대고 실체없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나를 다시 생각하게 되어서... 그래서 너무 고마운 책이었다. 많은 귀퉁이를 접어놓았는데 그냥 펼쳐지는 곳 아무곳이나 한 곳만 적어놓을란다. (이하 ...는 중략표시)

존중되어야 할 자존심이란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자존심은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복수를 꿈꾸고, 언젠가 꼭 인정받고, 여기서 최고가 되겠다고 이를 박박 가십시오. 그러나 원한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심의 힘으로 복수를 꿈꾸십시오... 화합과 도약의 복수심을 품으십시오.

마놀로블라닉 신고 산책하기/백영옥/예담/2007.12

"이 책은 33세 도시 여자의 몽상록이다.-김연수(소설가)"라고 작은 리플렛에 써 있듯이, 정말 소비를 위한 전형적인 책이다. 조선일보 연재칼럼 '백영옥의 트렌드샷'을 책으로 낸 거라고 한다. 누가 얘기했더라? 대화의 부재는 무식함을 반영하는 거라고 어떤 철학자가 얘기했는데...(그리고 '너 외롭구나'라는 책에도 이런 말이 있었음)... 이런 걸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 책이 무식하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지만 ^^;;; 단지 사물을 남보다 2-7분정도 (10-20분도 아니고) 더 바라보면서 드는 애정어림에 대한 생각들과 그 끄적거림 같은데, 글쓰기 훈련이 잘 되어있는 건가?..뭔가 있어보이고 싶으면서도, 남과 아주 약간 다르고 싶어하면서도, 대부분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사람이면서도, 된장녀가 되고싶으면서도 된장녀라고 하면 발끈할듯한 그런 글들이다. 책 리플렛에 있는 다음 문구(그게 그 얘기라 펼쳐지는 곳 아무 곳이나 적기도 어렵다..)처럼.. 역시, 난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_-a

나는 숲길 가득한 바람을 사랑하지만, 백화점 1층의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에도 쉽게 도취되고, 걷기 편한 운동화를 좋아하지만, 발목이 부러질 듯 섹시한 마놀로블라닉을 신고 싶은 욕망 또한 거 부하지 않는다.

그 남자에게 전화하지 마라/원제 Dont' call that man/론다 핀들링 지음/서돌

뭐 꼭 누구랑 헤어져야만 이런 책을 보는 건 아니다. 인간관계의 만나고 헤어짐에 관한 생각+절제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처음에 책을 사러 갔을 때 없어서(이 때만 해도 서점에서 서서 읽을까 말까 고민함) 더 사고싶어진 오기 등등의 생각으로 인해 산 책이다. 평소 나를 잘 드러내지 않는 내게는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마놀로블라닉~'책도 나의 '수다 욕구'를 만족시켜주었다는 측면에서) 이런 종류의 카운슬링-깊은 고민을 털어내야만 튀어나오는- 자체가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절제를 배운다는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은데, 감정 조절에 필요한 단어들이나 상황에 대해 내가 대처해야 하는 행동들의 정당성을 논리적으로(심리학적으로 이론이 뒷받침된?) 설명해 주기 때문인듯. 상실감 때문에 벌어지는 집착과 사랑한다는 감정의 차이점이라던가, 정말 내 감정을 철저히 토해내야 할 때가 언제인지(언제 그랬을 경우에 챙피한지 아닌지),  감정조절이 되지 않을 때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옵션들이라던가(글쓰기, 운동하기, 일에 집중하기, 내 행동에 상을 주기, 계획을 미루기 등등), 그리고 정말 못된 사람은 헤어진 그 남자(책에서는 연애하다 헤어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인데, 그 남자가 자신에게 괜히 죄책감을 들게 해서 실제로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책하게 만드는 그런 환경까지 설명을 해줘서 역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지금 당장 누구랑 헤어진 건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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