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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좋아하게 된 건 <반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나서부터로 기억된다. 오르세미술관에서 아를의 반 고흐의 방 그림과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리고 고흐의 자화상 그림을 보았을 때 정말 한참동안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교과서나 인터넷에서 보던 색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색감, 질감, 붓터치, 그리고 그 주변의 공기마저(이건 오반가? ㅋㅋ..근데 진짜 오래 서있었다, 그동안 책에서 본 게 꼭 속은 것 같아서..)!
미술에 대해 뭐 별로 아는 건 없지만, 그림을 보면 보통 그런 생각을 한다. 왜 이 그림을 그리고 싶었을까, 뭘 고민하면서 그렸을까,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퍼부었을까, 저 모델(혹은 풍경)에 담긴 사연은 무엇일까, 그림속에 저 사람은 무슨 생각(얘기/노래)을 하고 있을까...이런 생각들은 진짜 그림을 보면 마구마구 떠오른다. 이건 인쇄매체로 보는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파리에 갔었을 때 일정 때문에 오르세미술관에 별로 오래 있지 못했고 (루브르에 너무 오래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ㅠㅠ) 다음에 꼭 다시가리라 마음먹었었는데, 이런 기회가 오다니! 사실 꽤 유명한 그림들이 생각보다 많이 와서 지금 오르세에 놀러간 사람들이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림 하나하나에 대해 생각해 본 이야기들이 많지만 제일 오래 있었던 그림(그리고 아마도 본 전시회에서 가장 유명할듯한 그림) 몇 개에 대해서 메모만 해 놓자면...
아를의 반 고흐의 방(고흐/1889/오르세)... 다른 대부분의 그림도 그렇겠지만 고흐의 그림이 유난히 인쇄매체로 옮겼을 경우에 색이 달라지는 것 같다. 입체감도 확 사라져버리고... 색이 참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색, 원색이 들어가 있어서 화려해보이면서도 당장 쉬고싶은 편안한 그림. 크로키한 밑그림에 대충 그린 것 같으면서도 전혀 대충 한 것 같지 않은 그림. 아 이런 표현의 부족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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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부는 소년(마네/1866/오르세)...한눈에 딱 들어오더라. 소년과 배경의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분명하다. 선과 색의 차이려나? 했는데, 마네가 '공기'속에 있는 사람을 그리고 싶어했다는 설명을 보니 그럴 듯 하더라...대충 찍어버린 듯한 단추하나를 저리 자연스럽게 찍기 위해 몇번의 붓터치를 했을까...빨간색 바지도 진짜 봐야해..봐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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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종(밀레/1857-59/오르세)...이 그림은 생각보단 무지 어둡더라. 조명 탓이었는지? 유리탓이었는지?.. 오르세미술관에서의 느낌은 기억에 별로 없다. 나에게 사진이나 그림 속의 해질녘과 새벽을 구별하는 건 좀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 그림은 분명히 저녁이었다. 사실 먹고살기 힘들어 보이기도 해서 마냥 즐겁지많은 않은 그림인데, 직접 보면 한결 편안해 지는 맘도 있다..^^; 그림이 상당히 작은데, 그래도 저 평야는 넓어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산도 없는 저 끝-지평선이 있으면, 그 속에 누워있으면 기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내가 이렇게 작은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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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다민 가에 있는 바지유의 아틀리에(프레데릭 바지유/1969-79/오르세)...이 그림은 나를 묘하게 끌어당겼다. 이상하게 구도도 안맞아 보이고, 어딘가 허전해보이고, 무언가 부족해 보이고, 그러면서도 참 맘에 든다. 진짜 얘기하고 있는 것 같고...이유는 모르겠다. 그림에 관한 두 가지 사실-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다 실존인물이더라. 그리고 그림 속의 바지유는 마네가 그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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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만 된다면 또 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파리에 꼭 다시 갈거다. :)
첨부사진은 기념품 사온 거 조립한 것.
* 아직 안다녀오신 분들을 위한 정보는 맨 위의 사이트에서..^^;; 그리고 추가 정보..
- 도슨트가 해설해 주는 것은 목요일, 토요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 날 오후 5시에 한다고 한다.
나도 다음엔 이 시간 맞춰서 가려고.. :)
-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본 바로는 다른 어느 때 전시보다 유명한 그림이 많이 왔다고 하니 꼭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