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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hough this may seem a paradox, all exact science is dominated by the idea of approximation. When a man tells you that he knows the exact truth about anything, you are safe in inferring that he is an inexact man. - Russell, Bertrand
Econoim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2008/08/13 19:12 | Posted by Econoim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철수와 영희 출판/2007년/
6개 분야, 6명 작가, 아래와 같은 소제목으로 구성된 책이며, 어디선가-_- 강의했던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역사(박준성)-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되풀이되는 역사
여성(이임하)-이 땅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노동(하종강)-불평등에 저항하는 본능
교육(홍세화)-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저당잡힌 오늘
경제(정태인)-한미FTA 10년, 건강보험 없어진다
글쓰기(안건모)-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서문에서 20이 아닌 80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책을 사서 보라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 좋지는 않았고(나는 도서관에서 빌려봤음), 나의 무식 덕분인지 FTA 부분은 새로운 걸 많이 알게 되었고(정태인의 강연은 거의 FTA 협상의 실상에 대한 설명임), 그 외 마음에 드는 부분은 홍세화의 글.. 이렇게 사회의 체제에 대한 고찰 같은 글에 대한 리뷰를 객관적도 아니고 주관적으로 리뷰를 쓴다는 거 자체가 너무 싫고 쪽팔린 일이지만, 아파트 만들 때 벽돌 하나를 올려놓는 기분으로 메모를 해 놓는다.

우선 FTA 부분은 큼직큼직한 주제별로, 알기 쉽게 왜 문제인지 너무 간결하게 설명을 잘 해 놔서 좋았는데,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가져다 쓴 글이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물론, FTA가 책에 나온(그리고 인터넷에서도 많이 논의가 되었던) 측면을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피해갈 수 없는 환경 아닌가 싶다. 그리고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단점이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장점이 클 수 있는 문제인 거 같기도 하고..

물론, 당시에 정부에서도 많은 장밋빛 전망을 조작하여 내놓긴 했지만, 경제라는게 그런 모델로 전망하는 거 자체가 너무 어려운 거 아닌가, 게다가 일반균형이라니. 모델의 결과는 가정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게다가 모델에 넣지 못하는 변수가 얼마나 많은데 그게 조작이니까 결과가 나쁠 거라고 얘기하는 것도 웃긴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 없어지고 이런거는 FTA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가치관이나 멍청함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수출? 어쨌든 경쟁력이 생겨야 하는 거 아닌가? 틈새시장을 개발해야하는 거 아닌가? 근데 민영화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철학도 논리도 없는 듯 하다. 독점 민영화가 그냥 공기업(에 내재하는 비효율성)보다 훨씬 나쁠 수도 있다는 건 경제원론만 공부해도 아는 문제인데, 뭐 자연독점시장까지 모두 하시겠다니... 그게 문제지 FTA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아닌 듯...

FTA의 문제에 관해서는 장단점을 따지는 것은 전문가들이 할 문제겠지만(물론 알기쉽게 설명해줄 의무가 있고, 국민들도 최대한 알려고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함), 국민들이 제기할 수 있는 더 큰 문제는 주권을 내준 거나 다름 없는 협상, 그리고 그 과정-하나하나 파헤치면 모두다 내 준거나 다름없는 협상 이런 거에 대해 말해야 할 거 같은데 (뭐 촛불로 나타났다고는 해도 영속성? 측면에서) 그닥 조직적인 논의가 없는 걸 보면, 그 이유가 또 홍세화의 글과 연결이 되는 것 같다.

홍세화의 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은 "교육을 통한 계층간의 순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가 (삶의) 목적, 책임의식, 지식이 없는 패거리 문화라고 보고 있다. 80에 속하는 사람의 의식은 20이 통제하기 때문에, 80 중에서 가끔 뛰어난 사람들은 20을 위해 일하고, 20은 모두 20을 위해서 일하고 나머지 80만 더 힘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80에서 20으로 가는 방법 자체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

내 주변의 기득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봐도, 대부분 자기자신을 위해 살지 80을 위해 살 생각은 별로 없는 듯 하다.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그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자기 문제가 아닌 이상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머지 80은 20에서 어떤 일들이 논의되는지도 모르는 채, 기회 자체가 점점 박탈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홍세화나 정태인이, 그리고 다른 분들은 국민도 알아야하고(따지기 위해), "우리"에 대한 고민은 1 마이크로초도 고민해 보지 않은 정권 따위는 절대 뽑으면 안되며, 토론하고, 투표해야하고, 성실하고 집요해야 하고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생각에... 현실이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는 하나는 사람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추적하고자 하는 의지나 탐구가 너무 부족한듯. 물론 나도 포함. 나는 나무보다는 숲에 대해 생각하기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발전이 더디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에 어떤 교수님이(추후 링크하겠음) 대학(원)생들에게 'save the world' 하는 방법에 관해 글을 썼었는데, 아마도 그 첫번째가 'it's time to tech up'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정말 목적없는 삶을 살아서 그런 듯... 진짜 사람들이 뭐가 더 중요한 가치인지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듯 한데, 그렇게 거짓말 투성이인 정권을 그렇게 높은 투표율로 통과시켰다는게 너무 챙피하다. 이건 나중에 더 길게 쓰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 중에서도 전문가들이 너무 게으르기 때문. 대중의 언어로 심오한 논리를 쉽게 설명해 주는 대가들이 흔치 않다.. 

그 외... 책 관련해서.. 물론 나의 무식이 또 한 몫을 하겠지만... 여성학은 왜 그렇게 '우리는 이렇게 당해왔어요' '우리는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우리도 이럴 권리가 있어요' 에 지나지 않는 목소리만 내는지 모르겠다. 쓰고보니, 그럼 어떡하라고?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_-(더 정확히는 결과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책에 있는 내용은 너무 국지적이었다. 너무 에피소드들의 나열에 지나지 않아서 책을 읽고서도 그럼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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