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중간발표가 끝났다. 비록 맘에 드는 만큼은 아니었지만, 중간결과물이 하나 나왔다는 점에서 과정을 정리해 두어야 할 것 같다. 대학원 과정에서 수없이 연습해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또 하나 무언가를 내 스스로 만든다는 사실은 또 다른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최종결과물은 후회없이 하고 싶기 때문에.
사회과학 분야의 글을 쓸 때는 어떤 사실을 쓸 때, 조금만 틀려도 공격받기 쉽다. 즉, '사실'을 써야 하는 것이다. ('사실'을 쓰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면 문장을 고치는데, 자신이 없기 때문에 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바뀌게 된다. 그 문장 하나를 고치기 위해 조사해야 할 사항이 백배로 '뿔'어나는 것이다. 그러다 시작하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버린다. 이것을 막는 방법은 '연역적으로' '개요'를 작성하는 것인데, 이 생각까지 미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ㅎㅎ
일단, 한 번 쓰면 쓰기 쉽다. 단, 이 때는 '많이 공부해서'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초고를 마무리할 즈음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확실히 알게 되기 때문에, 처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발견한 것들을 위주로 다시 고치면 된다. 논문 중간발표 PPT를 준비하면서 교수님께서 수정해 주신 사항 중의 하나는 '독자를 위해서' 결론과 사례를 앞 부분에 배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나은 단어가 있고, 더 나은 문장이 있고, 더 나은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게 '거의 전부' 이다. 어려울 것도 없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덜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만의 '글쓰기 방법'에 대해 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는지!...(내가 실제 글을 잘 쓰는가와는 별개의 문제. ㅎㅎ).. 이런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하워드 S.베커 지음/일신사)"라는 책이다. 논문 쓰기 전에 이 책을 절반 읽었는데,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끝까지 읽었더라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관해 더 명확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부제는 '책이나 논문을 쓸 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낼 것인가?'이다. 내가 공부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토론하고, 그 결과 사회가 더 나은 과정을 밟아가기 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 한다. 학부 과정을 보내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했고, 체계화된 글쓰기 수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상당한 불만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좋은 책이다. 번역의 티가 팍팍 난다는 점만 제외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책에 있는 그.대.로. 옮겨쓴 것은 아님)
- 보고서를 단 한번에 쓰는 방식을 포기하라. 내용이 아무리 조악하고 정리가 안된 것일지라도 거친 초고를 작성함으로써 실제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작업을 통해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 편집은 글을 쓰면서 하는 것보다 글을 쓴 후에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당신이 쓰고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유일하게 올바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매모호한 글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의기양양한 마지막 단락을 먼저 간단히 적어라. 즉, 독자에게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모든 자료들이 최종적으로 설명할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말해 주어라. 개요를 작성하되, 개요에 의존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가능한한 빨리 아이디어를 토해내는 방식으로 글을 쓰라.
-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무엇이든지간에,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당신이 생각하는 해결방식은 무엇인지를/ 왜 덜 완벽한 해결책을 선택했는지를 /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만약, 어떤 것을 말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것을 발견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하라.
- 귀로 편집하라. 수학공식을 풀 듯 글쓰기나 퇴고를 할 수 없다. 더 간단히, 덜 현학적으로 쓰라. 의미없는 수식어는 제거하고, 긴 구들이 반복되는 문장은 축약시켜라. 수동태 구문과 긴 추상적 단어, 은유의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진기의 파인더를 통해, 모든 사물이 완벽하게 초점안으로 들어오도록 렌즈의 마지막 1/4를 돌릴 때와 같이 편집을 하라.
다음은 Mankiw가 제시하는 글을 잘 쓰는 방법.
http://gregmankiw.blogspot.com/2006/10/how-to-write-wel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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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was CEA chair, I sent the following guidelines to my staff as they started drafting the Economic Report of the President. A friend recently emailed me a copy, and I thought I would share them with blog readers. They are good rules of thumb, especially for economists writing for a general audience.
ERP Writing Guidelines
- Stay focused. Remember the take-away points you want the reader to remember. If some material is irrelevant to these points, it should probably be cut.
- Keep sentences short. Short words are better than long words. Monosyllabic words are best.
- The passive voice is avoided by good writers.
- Positive statements are more persuasive than normative statements.
- Use adverbs sparingly.
- Avoid jargon. Any word you don’t read regularly in a newspaper is suspect.
- Never make up your own acronyms.
- Avoid unnecessary words. For instance, in most cases, change
o “in order to” to “to”
o “whether or not” to “whether”
o “is equal to” to “equals”
- Avoid “of course, “clearly,” and “obviously.” Clearly, if something is obvious, that fact will, of course, be obvious to the reader.
- The word “very” is very often very unnecessary.
- Keep your writing self-contained. Frequent references to other works, or to things that have come before or will come later, can be distracting.
- Put details and digressions in footnotes. Then delete the footnotes.
- To mere mortals, a graphic metaphor, a compelling anecdote, or a striking fact is worth a thousand articles in Econometrica.
- Keep your writing personal. Remind readers how economics affects their lives.
- Remember two basic rules of economic usage:
o “Long run” (without a hyphen) is a noun. “Long-run” (with a hyphen) is an adjective. Same with “short(-)run.”
o “Saving” (without a terminal s) is a flow. “Savings” (with a terminal s) is a stock.
- Buy a copy of Strunk and White’s Elements of Style. Also, William Zinsser’s On Writing Well. Read them—again and again and again.
- Keep it simple. Think of your reader as being your college roommate who majored in English literature. Assume he has never taken an economics course, or if he did, he used the wrong textbook.
그리고 다음은 인터넷에서 찾은 움베르토 에코가 썼다는 글을 잘 쓰는 방법.
출처는 http://www.kcef.com 자유게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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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나는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일련의 지침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약간 수정하여 내 것으로 삼았다. 많은 사람들, 특히 글쓰기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두운(頭韻)을 피하라. 비록 올빼미들을 유혹할지라도.
2. 접속사를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오히려 필요할 때는 쓰도록 한다.
3. 기성품 문장들을 피하라. 그건 <다시 데운 수프>와 같다.
4.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라. 자신을 살찌우게 하니까.
5. 상업적 기호 & 약자 etc. 를 사용하지 마라.
6. 괄호는 (꼭 필요해 보일 때도) 담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라.
7. 말없음표들의…… 소화 불량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가능한 한 따옴표를 적게 사용하라. 그것은 "목표"가 아니다.
9. 절대로 일반화하지 마라.
10. 외국어는 절대 엘리건트한 스타일을 만들지 않는다.
11. 인용을 줄여라. 에머슨이 올바르게 지적하였듯이 <나는 인용을 증오한다. 단지 네가 아는 것만 말해라.>
12. 비유는 기성품 문장과 같다.
13. 과잉 설명을 하지 마라. 똑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하지 마라. 반복한다는 것은 불필요하다(과잉이라는 말은 독자가 이미 이해한 내용을 불필요하게 다시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14. 단지 똥 같은 놈들이나 저속한 말을 사용한다.
15. 언제나 대충 구체적이도록 하라.
16. 단 하나의 단어로 문장을 만들지 마라. 없애라.
17. 지나치게 과감한 은유들을 조심하라. 그것은 뱀의 비늘 위에 돋은 깃털과 같다.
18. 쉼표는, 정확한 곳에, 넣도록 하라.
19. 콜론과 세미콜론을 구별하라 : 비록 쉽지 않을지라도.
20. 만약 적절한 이탈리아 어 표현을 찾지 못하더라도 절대로 사투리 표현에 의지하지 마라. <페소 엘 타콘 델 부소.>
21. 어울리지 않는 은유를 사용하지 마라. 비록 <노래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마치 탈선한 백조 같다.
22. 정말로 수사학적 질문이 필요한가?
23. 간략하게 하라. 긴 문장을 피하고, 가능한 한 적은 숫자의 단어 안에다 자신의 생각을 압축하도록 노력하고―또는 삽입구를 넣지 마라. 그것은 불가피하게 산만한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니까―그리하여 담론이 분명히 매스 미디어의 권력에 지배되는 우리 시대의 비극들 중 하나를 이루는(특히 불필요하거나 필수 불가결하지 않은 자세한 정보들로 쓸모없게 채워졌을 경우) 정보의 오염에 기여하지 않도록 하라.
24. 과장하지 마라! 감탄 부호를 적게 써라!
25. 야만적 표현을 좋아하는 최악의 <팬들>이라도 외국어를 복수로 만들지 않는다.
26. 외국어 이름을 정확하게 써라. 가령 보둘레르, 루즈웰트, 니채 등처럼.
27. 언급하는 저자나 등장인물들을 완곡하게 표현하지 말고 직접 지명하도록 하라. 19세기 롬바르디아 출신의 최고 작가이자, 「5월 5일」의 작가도 그렇게 했다.
28. 글의 첫머리에서 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감사의 표시>를 하도록 하라(그런데 혹시 여러분이 너무나도 멍청해서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29. 철자를 자새하게 학인하라.
30. 반어법은 얼마나 지겨운 것인지 말할 필요도 없다.
31. 너무 자주 문단을 바꾸지 마라.
최소한 불필요할 때에는.
32. <위엄 있는> 1인칭 복수를 절대 쓰지 마라. 우리는 그것이 나쁜 인상을 준다고 확신한다.
33.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지 마라.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실수할 것이다.
34. 논리적으로 결론이 전제에서 도출되지 않는 글을 쓰지 마라. 만약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전제가 결론에도 도출될 것이다.
35. 옛날 표현이나 <아팍스 레고메나>처럼 이례적인 어휘들, 리좀같은 <심층 구조>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마라. 그것들은 아무리 그라마톨로지적 <차연>의 현현(顯現)이나 해체론적 표류에의 권유처럼 보일지라도―만약 그것이 극도로 세심한 문헌 비평 의식과 함께 읽는 사람의 세밀한 검토에 의해 논박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더 나쁠 것이다―어쨌든 수신자의 인지 역량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36. 너무 장황하지 않도록 하라. 그렇다고 그보다 덜 말하지 않도록 하라.
37. 완성된 문장이 되어야 하는데